보험계리사 법안 발의···전문성·공정성 높인다

연말을 한 달 남겨둔 상황에서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보험 관련 법안들이 보험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21대 국회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올해 안에 입법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특별법·단순 민원 법안 산적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업 관련 종사자 등에 대한 처벌 강화 및 유죄 확정판결 시 보험금 반환 의무 도입을 골자로 하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개정안은 현재 입법 과정을 마치지 못하고 국회에 머물러 있다.

해당 법안은 2016년 제정 이후 7년 만에 정무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해마다 보험사기 건수가 증가하고 그 방식이 교묘해지면서,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 금액이 1조원을 돌파하자 관련 법안 개정 검토 필요성이 대두됐다.

여기에 생명보험금을 노리고 내연남과 함께 남편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물에 빠뜨려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은해의 이른바 '계곡 살인 사건'이 세간에 드러나며 입법 절차에 속도가 붙었다.

이해관계 충돌 여지나 쟁점이 적어 연내 입법 통과가 기대됐으나, 현재까지 계류된 채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법안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6월 국회에 제출된 생명·손해보험협회가 금융감독원에 쌓이는 단순 보험 민원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일부 개정안도 현재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보험 분쟁 민원 처리 소요 기간이 지난 5년 사이 대폭 증가하면서, 금융당국의 민원 부담과 소비자들의 불만을 줄이겠다는 설명이다.

실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감원에서 제공받은 '보험 분쟁 민원 처리 현황 및 평균 처리 기간'에 따르면 상반기 보험 분쟁 민원의 평균 인용 기간은 49일, 기각되기까지는 131일이 걸렸으며, 각하되기까지는 138일까지 소요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은 최근 통과된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를 바탕으로 한 보험업법 일부 개정안보다 먼저 입법 과정을 마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며 "민원 처리 법안의 경우 보험협회가 보험 관련 민원을 받는 것에 대해 객관적인 민원 처리가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돼 통과에 힘이 실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보험계리사 법령 마련 법안도 계류

최근 발의된 보험계리사 법안도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10일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 등 12인은 보험계리사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제고하고, 근무에 대한 법적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했다.

보험계리사 제도는 1981년 도입된 이후 지금까지 2,000명 이상의 보험계리사를 양성해 냈으며, 국내 보험업을 세계 7위 수준까지 성장시키는 데 공헌했다.

보험계리사는 타 전문직 집단인 공인회계사, 감정평가사, 세무사 등과 달리 독립된 법령이 없이 보험업법과 그 하위 법령에 산재해 있다.

이에 별도 규율 마련을 통해 보험산업 발전에 기여하며, 소비자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보험사들은 최근 늘어난 보험계리사 수요에 비해 그 수가 적어 구인이 어려워진 만큼, 법안 통과로 인한 보험계리사 인식 제고 및 유입 증가를 바라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국내 보험 회계 기준이 국제 기준과 부합해지며 보험계리사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다"며 "통상 법안이 발의되고 최종 통과 되기까지의 기간을 생각하면 보험계리사 법안은 현재 시일이 촉박해 조속한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말을 한 달 남겨둔 상황에서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보험 관련 법안들이 보험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